윈드워드 제도의 최남단은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입니다. 그레나다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해변뿐만 아니라 열대우림과 향신료 농장이 있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마디진 나무의 무성한 잎이 드리워진 해변 그늘에 캘리 리전트가 앉아 있습니다. 그는 독서에 완전히 빠져 있군요. 제가 그 앞을 지나가자 저를 흘긋 올려다보고서 어디서 왔냐고 묻습니다. “아, 독일에서 오셨다구요? 독일은 잘 몰라요.”이 36세 남성이 생각에 잠긴 듯이 얘기합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고향을 칭송하기 시작합니다. “신을 믿으시나요?” 라는 그의 질문에 부정적으로 대답하자 그는 실망스러운 듯 고개를 내젓습니다. “신이 아니라면 그 누가 그레나다를 이렇게 아름답고 완벽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요?”
맞습니다. 344 평방 킬로미터에 길게 늘어져 있는 야자나무와 일년 내내 꽃피는 식물, 고운 모래사장과 청록색 바다가 있는 이 작은 섬은 정말로 천국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그레나다에는 열대우림과 폭포, 등산로, 역사적인 건축물, 많은 종류의 향신료와 훌륭한 음식이 있습니다. 수도인 세인트조지스는 관광객들이 꼭 가봐야 할 명소입니다. 세인트조지스 시장에는 갓 잡은 신선한 생선을 비롯해 외래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른 가판대에는 바닐라, 정향, 계피, 코코아가 향을 가득 내뿜고 있습니다. 그레나다는 캐리비안의 “향신료 섬”이라는 명성을 자랑합니다. 육두구는 그레나다의 일등 수출품입니다. 구예브(Gouyave)로 가면, 커다란 나무 접시에 육두구 씨앗을 상태 별, 크기 별로 분류하고 있는 여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직 최상의 씨앗만이 수출품이 됩니다. “여기에 있는 자루들은 독일로 갈 거에요.” 일꾼 한 명이 육두구를 가득 담은 삼베 자루에 라벨을 붙이면서 설명합니다.
다음 날 아침 일정은 내륙을 보다 깊게 여행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바나나와 망고, 파파야 나무, 파인애플이 늘어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벨몬 이스테이트로 가니, 메삭이라는 젊은 농업 기술자가 계피, 고수, 생강, 후추, 샤프론과 같은 향신료 식물을 보여줍니다. 그는 나무에서 잘 익은 코코아 꼬투리 하 나를 따서 껍질을 깹니다. “코코아 콩에 붙어 있는 끈적끈적한 흰색 과육이 보이시나요? 한 번 먹어보세요.” 모두 얼굴을 찌푸립니다. 초콜릿은 커녕 코코아를 떠올릴만한 어떠한 맛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콩 가공 과정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먼저, 커다란 통에 콩을 넣고 발효시킵니다. 그런 다음 햇볕에 말려서 세척한 후, 볶고 갈아서 분말을 만듭니다.” 라고 메삭이 설명합니다.
섬의 북동부에 있는 리버 앙트와느 럼주 양조장(River Antoine Rum Distillery) 역시 가 볼 만한 곳입니다. 전통적인 압축기는 남자들이 압축기에 사탕수수를 넣는 동안 수차에 의해 움직입니다. 사탕수수 즙이 주전자 안으로 떨어지고 그 아래에서 서서히 타고 있는 장작불에 의해 가열됩니다. 발효 중인 즙의 향기가 공기를 가득 메웁니다. 라벨에 알코올 함유량 69%로 표기되어 있는 럼주는 희석되지 않은 원액으로, 지옥 불처럼 타오르는 맛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외래 과일을 섞으면 훌륭한 칵테일이 만들어집니다. 그레나다 사람들은 이 칵테일 제조에 있어서 끝없는 창의력을 보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카리브해 사람들이 술을 즐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해변에서 느긋이 쉬면서 석양을 감상할 때 육두구를 가미한 시원한 럼주 펀치를 마시는 것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테니까요.
텍스트: 데틀레프 베르크
정보
호텔 및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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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파르 블루 마리나 & 부티크 호텔(Le Phare Bleu Marina & Boutique Hotel) 스위스인이 관리, 훌륭한 음식, 라이브 음악. 칼리비지 베이 세인트조지스 www.lepharebleu.com
라 루나(La Luna) 이탈리아 음식과 캐리비안 음식을 제공하는 디자인 호텔. 포르티치 비치 세인트조지스 www.laluna.com
라 사게세 호텔(La Sagesse Hotel) 레스토랑 & 비치 바, 갓 잡은 생선과 랍스터. 세인트 데이비드 파리 비치 스트리트 www.lasag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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