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 나무는 동아시아에서 점차 중동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까지 퍼졌습니다. 그곳에서 모두 사탕수수 즙을 압착해서 끓이는 과정을 여러 단계 거쳐 원당(주로 자당)으로 정제합니다. 원당은 독특한 갈색을 띠며 약간 맥아 맛이 납니다. 이후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맥아 맛을 잃고 밝은 색으로 변합니다.
신선하게 압착해서 냉장 보관한 사탕수수 즙은 쿠바와 라틴 아메리카(guarapo), 브라질(caldo de cana 또는 garapa), 이집트, 레반트(qasab) 지역에서 인기 높은 음료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사탕수수 즙을 카이피리냐 칵테일 베이스인 투명 슈냅스 cachaça를 증류하여 만드는 데 쓰기도 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사탕수수 즙을 아니스 씨와 섞어 증류해서 아구아르디엔테(aguardiente)를 만들기도 합니다. 파라과이에서는 발효한 사탕수수 즙과 카라멜 시럽을 발표해서 caña를 만듭니다.
럼도 사탕수수로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럼을 럼 아그리콜(rhum agricole)이라고 합니다. 흔히 럼은 즙보다는 설탕 생산의 부산물로 생기는 짙은 갈색의 진한 시럽인 당밀로 만듭니다. 당밀, 사탕수수 즙, 물을 발효하면 알코올 도수 4-5%의 슈가 와인이 됩니다. 증류 과정을 거치면 정제된 투명 럼이 만들어지는데, 위스키 통처럼 미리 사용한 통에서 수년 간 숙성 과정을 거쳐 짙은 색과 달콤한 향이 생깁니다. 실제 숙성 기간보다 오래되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가끔 캐러멜 색소나 시럽을 섞어 천연 럼보다 더 짙은 갈색으로 만들기도 합니다.